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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bbang Story

건빵의 역사

튀긴건빵 2008. 2. 2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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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은 영어로는 hardtack이라고 합니다.  원래부터 이렇게 불렸던 것은 아니고, 영국군에서는 biscuit이라고 부르고, 해군에서는 hard bread라고 불렀는데, 미국 남북전쟁때부터 hardtack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만, 이견은 물론 많습니다.  나폴레옹 전쟁 당시의 영국군은 이 건빵을 tommy라고 불렀습니다.

보통 밥보다는 빵이 휴대성이 더 좋아서 군용식량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들 하실 겁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빵 만들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빵을 야전에서 만드는 것에는 다음과 같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일단, 빵은 밀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밀가루로 만드는데, 밀가루라는 것은 매우 쉽게 상하는 물건입니다.  실제로 근세에 이르기까지, 모든 군대는 곡물을 밀가루 형태로 휴대하지 않고, 탈곡하지 않은 밀알의 형태로 가지고 다녔습니다.  가령 알렉산더 대왕이 이집트에 알렉산드리아를 건설할 때, 측량기사들이 진흙밭에 군량으로 가지고 온 밀알을 뿌렸는데 거기서 싹이 터서 도시의 경계를 표시했다고 합니다.  또 제7차 십자군을 이끌고 이집트 원정을 가던 프랑스 루이 왕이 키프로스 섬에 쌓아놓은 밀에서 싹이 터서 마치 풀밭으로 뒤덮인 언덕처럼 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항해 시대의 범선들에서도, 밀가루는 별로 싣지 않았습니다.  얼마 못가서 변질이 되거든요.
이 밀을 찧고 키질해서 껍질을 벗기고, 또 휴대용 맷돌로 갈아서 밀가루 만드는 것은 매우 고되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빵은 반죽하기도 힘들고, 특히 발효시키는 데에 거의 반나절이 걸립니다.  게다가, 몇백명 분량의 이 발효 중인 빵 반죽을 보관할 장소도 마땅히 않았을 겁니다.  무엇보다도, 만들어놓은 빵은 그리 보존성이 좋지 못했습니다.  그 시절의 방부제가 없는 밀가루로 구운 경우, 날씨에 따라 다르지만 며칠이나 갔을까요 ? 

그래서, 병사들은 야전에서는 빵을 먹지 못했습니다.  대개는 '건빵'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일단 이 분야의 선두 주자가 로마군이었습니다.  물론 요새에 주둔할 때는 빵을 먹었습니다만, 행군할 때는 밀가루에 소금을 약간 넣고 물로 반죽한 것을 그대로 딱딱하게 구운, 건빵을 만들어 먹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이 없었으니까요.  또 이 건빵은 휴대하기도 쉽고, 부피도 작았습니다.

육상에서도 이 모양이었으니, 배에서는 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콜럼버스나 마젤란이나 쿡 선장이나, 모두 선창에는 소금에 절인 육류 통과 함께 건빵을 잔뜩 싣고 항구를 떠났습니다.  18세기 영군 해군의 식단을 보면, 딱딱한, 그리고 만든지 1년은 된 듯한 건빵에, 소금에 절인 역시 몇달이 지난, 거의 썩기 직전의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바닷물에 삶아서 먹는 정도였습니다. 여기에 말린 완두콩을 삶아서 주기도 했답니다.  식단이 이 모양이니 괴혈병에 죽는 수병의 수가 전사자의 수보다 훨씬 많은 것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까 ?  이 괴혈병은 18세기 후반에 영국 해군이 레몬주스를 배급하면서 해결되었다고 합니다.
나폴레옹 전쟁 시기의 영국 해군 이야기인 혼블로워 시리즈를 보면, 장교나 수병이나 건빵을 먹기전에 탁자에 건빵을 세게 탁탁 내리쳐서 그 속의 바구미와 구더기를 빼내는 장면이 나옵니다.  안습이지요.  혼블로워가 선장이 된 이후에는 건빵을 부셔서 소금에 절인 고기와 섞어서 삶은 것을 먹더군요. 
(이야기가 옆으로 샙니다만, 혼블로워 시리즈는 한글로 번역되어 나왔습니다만 번역이 영.... black currant라는 잼을 혼블로워가 싫어하는데, 그 장면을 '잼이 시커멓게 썩어서 화를 냈다'라고 번역하는 것을 보고 안습이었습니다. )

이탈리아에서는 이 건빵의 단조로움에 벗어나, 획기적인 장기보존 식량이 개발되었습니다.  바로 파스타입니다.  건조 파스타는 부피도 작고, 장기 보존도 가능하고, 냄비에 삶기만 하면 아주 훌륭한 식사가 되었으므로 특히 해군에서 크게 환영받았습니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의 북군 병사의 수기를 보면, 이 건빵에 대해서 원망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무엇보다도 그 딱딱함에 대해 불평하고 있습니다.  농담이나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이 건빵이 너무나 딱딱해서 이빨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총개머리판이나 돌을 이용해서 건빵을 부수는데, 가끔씩은 내리치는 돌이 깨졌다고 합니다. 이것을 그대로는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고, 커피(그래봐야 치커리를 볶은 대용커피)에 적셔야 겨우 먹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 북군 병사가 먹은 건빵은 갓 구웠을 때는 먹을 만 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건빵이 필라델피아의 공장에서 구워진 후 전선의 병사들에게 배급될때까지는 최소 3개월이 걸렸다고 하니, 그 맛을 짐작하실 겁니다.
당시 북군 병사들의 일일 식량은 반파운드의 콩, 1파운드의 건빵, 그리고 염장 쇠고기 및 압축 건조 야채였다고 합니다.  당시 병사들이 불렀던 군가 중에 건빵의 노래도 있었습니다.

Hard Tack

Let us close our game of poker, take our tin cups in our hand
As we all stand by the cook's tent door
As dried monies of hard crackers are handed to each man.
O, hard tack, come again no more!

CHORUS: 'Tis the song, the sigh of the hungry:
"Hard tack, hard tack, come again no more."
Many days you have lingered upon our stomachs sore.
O, hard tack, come again no more!

'Tis a hungry, thirsty soldier who wears his life away
In torn clothes--his better days are o'er.
And he's sighing now for whiskey in a voice as dry as hay,
"O, hard tack, come again no more!"--CHORUS

'Tis the wail that is heard in camp both night and day,
'Tis the murmur that's mingled with each snore.
'Tis the sighing of the soul for spring chickens far away,
"O, hard tack, come again no more!"--CHORUS

But to all these cries and murmurs, there comes a sudden hush
As frail forms are fainting by the door,
For they feed us now on horse feed that the cooks call mush!
O, hard tack, come again once more!

'Tis the dying wail of the starving:
"O, hard tack, hard tack, come again once more!"
You were old and very wormy, but we pass your failings o'er.
O, hard tack, come again once more!


나폴레옹 군대는 프랑스 군대답게, 야전에서도 꽤 괜찮은 빵을 먹었다고 합니다.  빵을 충분히 부풀릴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급히 굽느라고 수분이 좀 많았다 뿐이지, 프랑스 병사들이 먹는 군용 빵은 비엔나의 사교 파티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병사들은 빵의 부드러운 속만 먹고 딱딱한 빵껍질은 버려서, 식량을 약탈당한 현지 주민들의 분노를 샀다고 합니다.

철도가 발달하면서부터 보급이 원활해졌고, 또 장기화, 고착화된 참호전으로 인해, 1차 세계대전 때에는 양측 병사들이 야전에서도 빵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관련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영국군의 둥글고 납작한 빵이 기차역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현장의 영국 병사가 군화발로 그 빵더미 위에 올라가 있는 것으로 보아 그 딱딱함은 건빵에 버금갔던 것 같습니다. 

현재도 미군의 MRE (정식 명칭으로는 Meal Ready to Eat 이지만 미군들은 Meal Rejected by Ethiopians 라고 부릅니다)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습니다만, 모든 종류에 꼭 들어가는 것이 바로 건빵(크래커)과 땅콩 버터입니다.  저도 먹어보았는데, 얘들 것은 커다란 참크래커처럼 생겼는데 훨씬 뻑뻑하고 맛이 없습니다.  그 뻑뻑한 크래커에 더 뻑뻑한 땅콩 버터를 발라먹으면...

출처 http://kin.naver.com/open100/db_detail.php?d1id=8&dir_id=806&eid=ldnFqhRmACgo8p3FSLETS159GbIQWfYu&l_url=L2FoYS9haGFfbGlzdC5waHA/c3ZjPU9QRU4xMDA=

※ 위 내용은 서술자(저작자)의 허락을 받고 스크랩해온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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